인천 공항으로 가는 길… 대한항공 버스 티켓을 저렴하게 구매해서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내리는 정류장에서 기다려서 버스가 쳐다도 안 보고 그냥 갔다… 너무해. ༼ಢ_ಢ༽
돈 좀 아끼려다가 택시비만 더 들었다..
캐리어에 뭐 든 것도 없는데 13.5킬로나 나왔다. 1.5킬로어치만 살 수 있겠다…
요즘 물욕이 없는 시기이기도 하고 20대 이후로는 면세점에서 딱히 살게 없어서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냈다.
간헐적 단식 때문인지 오랜만에 걸어서인지 그 좋아하는 술도 잘 안 들어가고 음식도 잘 안 들어가서 약국에 들러서 소화제 하나 사서 뱅기 타러 갔다.
서울은 눈이 많이 왔나 보다. 체크인을 재빨리 해서 운 좋게 앞 좌석에 앉았다. 짐 올리다가 어떤 아저씨 머리를 가방으로 때렸는데 너무 미안했다… 그리고 그 아저씨 옆자리 앉음 ᵕ᷄≀ ̠˘᷅
저가항공 좌석은 점점 쫍아지는지 진짜 찌부되서 한 시간을 버텼다. 티웨이 승무원들 진짜 친절하다. 특히 남자 승무원은 무슨 갓 데뷔한 신입 아이돌 같이 생겼는데 왕친절 ˘◡˘
고러케 후쿠오카 공항에 내렸는데 빨리 내린 것도 무색하게 줄이 어마무시하게 길었고.. 거의 한 시간 넘게 기다려서 탈출했다. 어떤 블로그에서 비지트 재팬 큐알코드랑 수기작성이랑 둘 다 하는 게 좋다고 해서 혹시나 하고 작성했는데 줄 잘 못 섰을 때 아무거나 내면 바로 패스되니까 괜찮은 팁이었다.
하…고러케 숙소 도착… 너무 힘들어서 사진은 아무것도 없음. (´ ͡༎ຶ ͜ʖ ͡༎ຶ `)
텐진에 위치한 숙소는 텐진역에서 좀 걸어야 해서 불편했는데 바로 옆에 유명한 맛집도 있구 근방엔 명품이나 쇼핑할 수 있는 상점이 많아서 쇼핑러들은 좋아할 듯하당. 룸도 왕 쫍을 줄 알았는데 꽤 괜찮았다.
조금 쉬니까 10시 반쯤이 되었다. 배는 안고픈데 꼬치에 사케가 먹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새벽 두 시까지 하는 오뎅바가 있길래 기어감.
한국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이자카야 내부. 설마설마했는데 젠부 일본인이어서 들어가자마자 시선이 너무 집중됐다 (⁄ ⁄•⁄ω⁄•⁄ ⁄) 숙소에서 출발하기 전에 구글맵에 나온 메뉴판을 번역하고 뭐 먹을지 골라서 가서 우동 먼저 주문했다. (사실 오뎅 어쩌고라고 쓰여있어서 오뎅인 줄 알았는데 오뎅국물에 말아준 우동이였음 🥹)
그리고 술 시키려고 하는데 마스타가 도링코? 뭐 어쩌고라고 하는데 뭔 말인지 못 알아들었더니 매우 답답해하면서 번역기로 술 마실거냐고 물어보고 영어 술 메뉴판을 주셨다. 마스타도 파파고 쓰시네 ㅎㅎ.. 사케 먹고 싶어서 아무거나 시킴.
우동과 우미 사케. 얼음물 같이 생긴 게 사케다. 온 더락이랑 워터 중이 선택하믄덴다. 요것도 발음 이슈로 잘 못 알아들음 (´ ͡༎ຶ ͜ʖ ͡༎ຶ `)
술 한잔 다 먹으니까 기분이 슬슬 좋아져서 한잔 더 시키고 친구들이랑 카톡으로 열라 수다 떨었다. 마지막으로 고구마 소주까지 세잔 마시고 계산하고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잔사케랑 물 사서 들어왔다.
아침에 너어어무 잘 잤는데 날씨가 흐려서 계속 밤인 줄 알았다. 이 호텔은 방 청소를 10시에 해줘서 3일 동안 청소 서비스는 못 받을 것 같다 (´ ͡༎ຶ ͜ʖ ͡༎ຶ `)
원래 오늘 일정은 시내투어인데 몸이 너무 엉망이라 온천을 가기로 했다. 간헐적 단식 땜에 전혀 밥 먹을 시간이 아니라 식욕이 없지만 그래도 뭐라도 넣고 가야 할 것 같아서 토마토 라면 집을 갔다.
번역기로 번역번역해서 주문했다. 매콤한 거 고를 수 있던데 모르겠어서 안 함.
[반숙 삶은 달걀을 얹은 토마토 라면] 주문하고 자리 앉아서 물티슈로 손 닦고 있는데 나옴. 왕 초스피드. 근데 면이 너무 안 익었고 계란 속은 차가워서 혐한인가… 하면서 먹었는데 다른 사람도 똑같은 속도로 나오는 거 보면 원래 이런가부다. 맛은 그럭저럭 다 아는 토마토 라면 맛.
그리고 세이류 온센 가는 길을 너무 헤매서 또 사진 없음..
정류장은 잘 찾았다. 버스로 20분 정도? 도착했더니 전에 와본 곳이였다. 머쓱코쓱. 온천 도장깨기 장인 ㅎㅎㅎ 전에 왔을 땐 그냥 그랬는데 오늘은 겨울이라 노천탕에서 상차하따가 너무 환상적이었다. ( *ฅ́˘ฅ̀*)
온천에서 나오기 싫어서 너무 앉아있다가 현기증 나서 나오자마자 허겁지겁 음료 두링킹.
지하철역 도착해서 다시 텐진으로 가는데 진짜 애플페이 넘나 편한 것. 한국 도입이 시급하다. 증맬루.
밥을 뭐 먹고 갈까 하다가 철판에 구운 고기 냄새 같은 게 너무 향긋해서 발걸음을 멈췄다. 흐믈거리는 고기 비쥬얼이 조큼 맘에 안 드는데 고냥 주문했다. 또 번역기 돌려서 고레 히토츠 🤓
음식이 나오면 종업원님이 소스 부어주시는데 기름이 왕 튀기니까 냅킨으로 방어막 치고 있으라고 하신다. 왕친절한 종업원( *ฅ́˘ฅ̀*) 흐믈거리는 고기가 생각보다 너무 맛있다. 고기의 풍미가 완준 대박이여서 입맛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다 머굼.
행복한 식샤를 마치고 첨으로 트레블로그 카드로 결제해 봤는데 잘 됐다. 후식으로 커피가 먹고 싶어서 도토루 카페에서 라테 주문! 스벅보다 도토루에서 파는 토뭐시깽이 라떼가 더 맛있는 것 같다 ( ¤̴̶̷̤́ ‧̫̮ ¤̴̶̷̤̀ )
돌아가는 길에 있는 토끼…
그 옆에 피카 같이 생긴 동물이 더 귀여웠는데 어떤 꼬마 둘이 너무 오래 보고 있어서 사진은 못 찍음. 글구 힘들어서 안 둘러보고 바로 숙소로 왔다.
숙소 왔는데 뉴스 자막으로 여성 뭐시깽이라고 쓰여있는데 뭔가 흥미진진한 기사인 것 같아서 번역해 보고 충투 더 격. (ㄴ(・Д・)ㄱ)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울컥했다… 난 2023년 1월 1일 부로 다시 백수가 됐다. 퇴사 사유가 정말 하다 하다 이런 거지같은 일로 퇴사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고, 그 좁은 사무실에서 그 사람을 계속 마주하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경찰에 신고하고 나니 더욱더 스트레스 받게 하는 상황이 많아졌다. 그래서 서둘러 도망쳤다. 다신 도망치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도망가는 인생 지겹다.
12월 중순부턴 재택을 했으니까 집에만 있던 것도 이제 한 달이 되어가는 거 같다. 퇴사를 결심했을 땐 비록 대출 금리가 두배로 오르긴 했지만 모아둔 돈도 있고 퇴직금도 받고 실업급여도 받게 되었으니 문제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 그냥 내가 먼저였다. 루저라고 하든 누가 뭐라하든 그냥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잠도 실컷 자고 먹고 싶은 것도 먹고 하고싶은 것만 하면서 한량처럼 살았는데 생산적인 일을 안하는 죄책감을 덜기 위해 별것도 아닌 것들의 계획을 세우면서 하나씩 해봤다.
그러다 갑자기 일본 여행 계획을 짰다. 일본 여행 준비는 열심히 했는데 가기 전까지 집 밖엔 나가고 싶지 않았다. 딱히 밖에서 할 게 없어 그런 것 같았는데 이유는 모르겠다.
그리고 일본 가기 전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여행시기랑 겹쳐서 실업급여 1차 방문일에 참석을 못하는 것인데 기간을 당기는 것도 미루는 것도 안되며 그냥 되는 날 참석하라고 한다. 거지 같다.
근데 나도 거지 같다. 정말 돈이 한 푼도 없어서 못 받는 것도 아니면서 왜 원하는 날짜에 받기를 원하는지…
이 부분을 속으로만 생각했을 땐 그냥 그랬는데 친구한테 이야기하니까 갑자기 울컥했다.
그때 알았다. 내가 지금 마냥 편한 상태가 아니구나라는 것을.
불안정한 상태에 모아둔 돈을 까먹고 있어야 하는 상황도 나이는 이렇게 먹었는데 또 취업을 해야 하고 결혼은 언제 하며 블라인드 보면 내 나이에 삐까뻔쩍한 연봉에 집도 있는데 난 뭐 하고 산 거지 하는 우울감이 한 번에 몰려왔다. 그래서 그 실낱같은 실업급여라도 받아서 내가 모아둔 돈을 까먹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여행을 가고 피부과도 갔던 이유가 그동안 회사 다니면서 못했던 일이라도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강행했던 것 같다. 사실 여행도 엄청 가고 싶었던 건 아니고 피부과도 딱히 하고 싶은 건 없었다. 지금 하고 싶은 건 아무것도 없다.
나도 모르게 불편한 마음을 잘 묻어놨는데 꺼내질까봐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는 것도 싫었던 것 같다. 아님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