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마녀수프가 암암리에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빌리의 부트캠프라는 영상으로 다이어트할 때쯤인 거 같다.
그때 생각보다 꽤 맛있게 먹었다.
물에 빠진 양배추도 좋아하고 토마토 베이스 음식도 좋아해서 그런 것 같았다. 그리고 재료들의 칼로리보다 그걸 소화시키는데 쓰는 칼로리가 커서 살이 안찐다고 옛날옛적에 들었던 것 같다.
근데 요게 요즘 틱톡에서 유행하길래 영상만 보다가 다이어트 목적도 있지만
맛있어보여서ㅎㅎㅎ 도전해 봄.
글고 여담이지만 간헐적 단식(16/8)을 3주째 하고 있는데 혈당스파이크 증상이 더 심해졌다.
밥을 몰아서 먹으니까 밥 먹으면 바로 미친 듯이 졸려서 1-2시간 잠을 자고 배가 불러도 계속 먹고 싶은 증상이 심상치가 않아서 중단을 하고 마녀수프로 대체하기로 했다.
재료는 아래와 같이 쿠팡에서 삼.

레시피 영상을 엄청 봤는데 큰 토마토랑 토마토 퓌레인가? 토마토 통조림을 넣었던 것 같다.
근데 나는 큰 토마토 자르는 게 귀찮고 통조림까지 사는 것도 에바인 것 같아서 방토로 샀다.
예전에 스테비아 방토로 스파게티 만들어봤을 때 그냥 먹으면 맛있는데
음식에 넣으니까 뭔가 기분 나쁜 단맛이 짜증 나서 대추방토로 샀다.
(내가 스테비아 맛을 안 좋아하는 것 같음)
새벽배송이라 아침에 와있어서 일어나자마자 준비를 했다.
조금만 할 거여도 집에 있는 냄비 중 가장 큰 냄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step 1. 양파 썰자
사진에 양파가 4조각이어서 4갠줄 알았는데 6개나 왔다.
양파를 좋아해서 개이득이라 생각하고 냄비에 두개를 넣어주었다. 나머지도 손질해서 냉동실행!
그리고 도마 청소.
step 2. 고기와 버터와 양파를 볶자
소고기를 넣으면 그렇게 맛있다고 호들갑을 떨길래 샀다.
찌개에 들어간 고기를 별로 안 좋아하고 물에 빠진 고기를 씹었는데 지방질이라 물컹한 느낌을
극혐 해서 최대한 살코기로 사려다가 척아이롤이 부드럽고 맛있다고 해서 샀다.
일단 양파랑 소고기를 볶았다.
쿠팡에서 산 고기는 리뷰 좋은 것을 사고 또 의심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를 넣어줬다.

샥샥 볶다가 또 호들갑쑈 두 번째 재료였던 버터를 넣어보았다.
버터를 넣어야 풍미가 어쩌고 저~쩌고 지겨와... 하면서 두 조각 슥...

step 4. 방토 때려 넣기
대충 슥슥 볶고 다음 재료로 방토를 깠다.
다른 유튜버들은 재료손질 다 하고 시작하던데 냄비 두께가 두꺼워서 그런지 손질 하면서 요리를 해도 눌러붙거나 하지 않았다.
조리대도 작고 난잡하게 벌려 놓는 것도 싫고 해서 한개씩 쿠팡 박스에서 꺼내가며 손질해주면 된다.
방토는 1킬로를 사서 조금은 생으로 먹으려고 남겨뒀는데 냄비에서 방토 냄새가 진동을 하는 순간!
아 질려서 안 먹겠다 싶어서 다 때려 넣었다.
방토 손질은 그냥 씻고 꼭지 까서 때려 넣으면 된다.

다 때려 넣고 볶아 볶아주면 방토들이 흐믈흐믈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요로코롬 살짝 누르면 바로 으깨진다.
이렇게 되기 때문에 토마토 퓌레인가 뭐시기 통조림 안 사도 될 것 같아서 방토로 샀다.
글구 그 통조림에는 왠지 토마토 말고 여러 가지가 들어있을 것 같아서 뺐다.
아직 물을 한 컵도 안 넣었기 때문에 다 으깰 필요 없이 물도 좀 내고 토마토 향이 조금 날 정도만 으깨주었다.
사실 팔팔 끓이면 알아서 으깨지는데 왜 이랬는지는 나도 모름ㅎ
나는 1키로 다 넣었는데 더 넣으면 더 맛있을거 같다.
step 5. 매인 재료 양배추를 썰어보자
이제 토마토들이 으깨지는 사이에 양배추를 썰어준다.
사실상 마녀수프는 야채가 매인 재료인데 나는 양배추가 젤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주재료라고 생각했다.
짬뽕에 들어간 알배추를 좋아해서 알배추도 넣을까 하다가 까먹어서 못 샀다 ㅠㅠ
양배추도 왕 큰 거를 사려고 했는데 주먹 두 개 만한거가 와서 너무 작다 했는데
반통만 넣으려고 했으나 몇시간 끓이면 숨이 다 죽을 것 같아서 한통 다 넣었다.
그렇게 양배추를 다 썰고 냄비를 보니까 토마토들이 알아서 다 으깨지길 기다리는 상태,
마치 온천에서 나온 내 지문 같이 변해있었다. 귀여운 것들.. ㅎㅎ

거침없이 냄비에 양배추를 다 때려 넣어준다.
양배추는 석박지 싸이즈 정도라고 해야하나? 너무 작으면 뵈지도 않고 너무 길쭉하거나 얇으면 씹을 때 노잼이다.

다 때려 넣고 휘적휘적해주면 토마토들이 자동으로 다 으깨진다.
그러면 요렇게 빨간 국물이 형성됩니다. ㅎㅎ
맛을 봤는데 아주 진한 케첩에 단맛 뺀 맛 ㅋㅋ
나중에 레몬즙도 조금 넣을까 했는데 신맛이 생각보다 강해서 넣어두었다.
글고 너무 짜글이가 되가고 있어서 물 200ml를 넣어주었다.
step 6. 남은 재료를 다 넣자
유튜브에서는 당근도 필수, 셀러리를 넣으면 더 맛있다는데 당근을 요리할 때 넣어본 적이 없는데 한번 사면 5개씩 팔아서 안 샀다. 샐러리는 향이 너무 강해서 무서워서 안샀다.

젤 무난한 브로콜리만 샀다.
브로콜리는 손질안한 거랑 한거랑 가격이 두 배차이가 나는데 예전에 브로콜리에서 벌레 나온 짤 봐서
잘라주는 의미로 손질이지만 그래도 손질한 걸로 샀다.

나무같이 생긴 브로콜리.
나무 한 40그루 정도 넣어줬다. 더 넣어도 될 듯..
40그루면 200g정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이제 도마랑 조리대 모두 청소!
step 7. 잡내 잡기
마지막 재료인 카레가루!
1킬로까지 사고 싶진 않았는데 ㅋㅋㅋ 200g 보다 너무나도 저렴해서... 어디 또 넣을 데가 있겠지 하며...ㅎㅎ
밥숟갈로 한 스푼 넣었는데 신기하게 양배추 잡내가 삭 사라졌다.
한스푼 정도로는 카레향도 안 난다.

아 그리고 간을 안했지만 뭔가 부족해서 간 마늘 큐브 두 개를 넣었더니 음~ 굿!
이렇게 5-10분 정도 더 끓여주었다.
사실 중불 해놓고 빨래 다되어서 빨래 널고 재활용 정리하고 왔다. 그게 한 10분 안됐던 것 같다. (파워 J의 삶😎)
더 넣고 싶음 넣어도 될 듯.
step 8. 맛 내기
냄비채로 맛을 내면 실패할 수도 있고 맛 내기로 여러 가지 요리로 변신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작은 냄비에 덜어서 맛 내기를 했다.
첫 번째로 먹을 마녀수프의 맛내기용 소스는 치킨스톡과 바질페스토이다. 바질가루는 새벽배송으로 오지 않아서 아직 도착을 하지 않아서 페스토를 넣어줬다. 그리고 치킨 스톡도 조금 넣고 양파 마늘 소금으로 간을 해줬다. 그리고 마무리로 후추 갈갈 해줌. 통 후추가 어울리는 음식이 있고 순 후추가 어울리는 음식이 있는데 얜 통 후추가 어울렸다. (내기준) 이렇게 하면 맛은 토마토 스파게티에서 스파게티 뺀 맛인데 조금 건강한 맛?

근데 비쥬얼은 김치찌개 같다.
암튼 맛있었다. 소고기가 너무 맛있었는데 소고기를 버터랑 볶아서 씹을 때 버터향이 풍겨서 더 좋았다.
양파, 토마토 이런 건 흔적도 안 남았고 씹을 건 양배추랑 고기랑 브로콜리!
다음 뚝배기는 고추기름이나 고춧가루를 넣어서 맵게 먹어보아야겠다.
이러다 마지막엔 스파게티 면사리 추가하는 거 아닌가 몰라 ㅎㅎ
아! 그 어제 슈퍼에서 닭가슴살 세일해서 샀는데 까먹어서 중간에 넣고 맛을 보았다.
닭가슴살은 그 특유의 큼큼한 향이할까? 이게 좀 별룬데 덜 끓여서 그런진 모르겠다.
두번째 먹을 땐 모든 재료들이 힘이 없어져서 반으로 줄어들어있었다. 그래서 많이 넣거나 딱딱한 재료를 넣으면 식감이 더 좋을 것 같았다.
오징어 좋아하는 사람은 오징어까지 넣으면 육해공 최고의 단백질을 투하한 수프가 될 것 같다.
**후식!

요거 먹어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싸서 샀다.
근데 뭐지 엄청 맛있다. 원래 단거 별로 안 좋아해서 설탕제로 이런 거 완전 환영인데
요거 진짜 맛이따!!
이번 다이어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