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맨 주거침입 후기.

팩트.
쿠팡맨이 대문을 따고 마당 안으로 들어와서 프레시백 가져감. 씨씨티비가 떨어져 있는 상태라 담을 넘었는지 마당으로 어떻게 들어왔는진 모름. 대문이 쿵하고 닫히는 소리를 듣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보니 프레시백은 없어져있고 쿠팡 트럭이 문 앞에 세워져 있었음.
예전에 주거침입 트라우마땜에 이 여름에 창문도 안 열고 살고 작은 소리만 나도 깜짝 놀란다. 사실 절대 트라우마라고 생각을 안 했던 이유는 그땐 안 무서웠다. 다음날 씨씨티비에 찍힌 영상에 우리 집 대문을 열려고 손을 뻗어보고 안되니까 손으로 대문을 이리저리 휘적거리는 모습을 보고 소름 끼친 거 말곤 그 사람이 무서웠던 건 없었다. 어차피 현관은 못 들어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근데 쿠팡맨이 그러고 간 현장을 목격하고 패닉상태에 빠진 거 보면 확실히 트라우마가 남아있긴 했던 것 같다.
현장 목격하고 놀라서 고객센터에 전화했는데 일단 거기서 과호흡이 와서 당황했다. 근데 센터에서 접수는 하지만 답변은 받을 수 없다는 말 듣고 에????? 그럼 경찰에 신고할게요 하고 끊어버렸다.
너무 당황해서 친구한테 전화를 해버렸는데 친구랑 통화하다가 또 과호흡 와서 겨우 진정하고 112에 상담해 보자고 해서 상담했는데 바로 접수를 해버려서 경찰이 집에 방문했다.
뭐라도 좀 차려입고 있을껄 너무 당황해서 잠옷바람으로 마중 나가서 이야기하고 집 치우지도 않았는데 누추한 집에 들어와서 진술서 쓰는데 쿠팡 기사가 왔다.
경찰이 내 얼굴 못 보게 집에 들어가 있으라고 안내해 주고 쿠팡맨한테 문따고 들어갔냐고 물어보니까 프레시백이 안에 있길래 가져가고 싶어서 문 따고 들어왔다고 한다. 대문은 어떻게 땄는진 모름.
선처 안 한다고 하고 집에서 쉬는데 흥분이 가라앉지가 않아서 내가 자주보는 블라인드에 글썼는데 나보고 진상이란다.
내가 진상인가?
어떤 애는 문이 열려있던 거 아니냐고 해서 대문에 종 걸어놔서 열렸음 소리가 계속 났을 거다라고 답변하면서 아니 대문이 열려있으면 들어가도 되나 싶었다.
우울하다.
친구들한테 진상이냐고 물어보니까
오버한 건 내가 너무 과흥분 한 거 말곤 없다고 하는데
내편이니까 좋게 말해준 건가 ㅜ
살기 싫다ㅠ